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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나무 등불 |
| 배한봉 |
겨울 과수밭 꽁꽁 언 하늘이
등불 환히 매달고 있다
지난가을, 미처 수확 못한 감들이
가지마다 등불로 타올라
이른 아침, 서릿발 돋는 밭길
오르는 나를 마중하고 있다
얼었다 풀리고 다시 얼며
한파 모진 밤 따습게 녹였을
저 영혼의 불
손대자 냉기가 뼛속까지 스민다
어둠과 추위 견디기 위해
된서리 보다 더 차가워져야 했을 홍시
한기든 몸에 신열辛熱솟듯
제 생을 다해 가장 뜨거워진 힘이
내 핏줄을 파고 든다
제 몸 속 얼음 녹으면
비로소 나뭇가지 움켜잡았던 손을 풀고
대지에 마지막 불꽃 점화하며
산화해갈 영혼들
속살에 살얼음 머금은 그 열광이
오늘 아침 말갛게 닦았을 것이니,
추위에 지칠 때는 나도
내 가슴에 차가움으로 뜨거워진 등불 걸어
아침을 마중해야 하리
혹한의 힘으로 한껏 붉고
한껏 깊어진 저 감나무 등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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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
| 김종미 - 충남 누동학원 1년 |
늦가을이 되면 김발을 매어야 한다. 발, 댓가지로 아버지
가 엮어서 바다에 얹는다. 그래서 김이 붙으면 아침부터 일
찍 일어나서 엄마 아버지는 바닷가에 가셔서 김을 뜯어 오신
다. 우리들은 그 때 물을 길어 놓고 발장을 날라다 놓고 김
뜰 채비를 갖추어 놓고는 엄마 아버지를 기다린다. 엄마 아
버지가 오시면 그 얼음장 같은 물로 김을 떠야 한다. 손이 부
르트고 터져서 아프다.
김을 뜨면 널어야 한다. 널 때는 아버지가 너는데 한 번
널고 와서 방에 들어가시고 한다. 엄마, 나 동생은 김을 뜬
다.
김이 마르면 김을 떼야 한다.동생과 엄마는 뜨고 나는 뗀
디. 어떤 것은 떨어지고 찢어지고 하는데 조금만 늦게 떼면
못 쓰게 된다. 김을 다 떼면 다시 김을 떠야 한다.그 때 좀
손이 덜 시렵다. 그럴 때부터 김 뜨기가 늘어 무척 잘 떠진
다.
서울이나 도시 사람들은 김을 어떻게 해서 먹게 되는지도
모른다고 한다. 우리들은 아까워서 김 한 장을 먹지 못하는
데, 어떻게 김 만드는 과정도 모르고 먹는단 말인가?
*댓가지 : 대의 가지.
발장 : 짚이나 줄로 엮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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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
미소처럼
나는..
이 자리를 빌어서 짧지만 결코 우습지 않은 말들을 하려고 해요.
내 인생.. 아직 살아온 날이 별로 길진 않지만,
내가 사랑했던, 사랑하는, 사랑할 모든 것들에게
정말로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오늘 아침 나를 눈뜨게 한 아침 햇살과,
귀가길 나와 같이 돌아온 저녁 노을과,
내가 힘들 때 많이 도와준 친구들과,
정말로 고마우신 우리 부모님과,
나를 학교까지 데려다 줬던 버스와,
나에게 뭔가를 꼭 안겨주는 책들과,
그리구.. 햇살 가족들과,
우리 선생님..
또 더 말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우선은 이정도로만 대표하도록 할께요.
저는 그 짧았던 삶 속에서도
사랑한다는 말 해보지 못했어요.
편지에나 가끔.. 조그맣게, 쑥쓰러워서
"사랑해요..."
이렇게 쓰고 말았었답니다.. ////
지금도 조금 부끄러워요..
그렇지만 꼭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아서요.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를 다시 읽었어요.
아마,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누군가 금세~ 나도 모르는 틈에
나를 떠날지도 모르잖아요?
그래서 나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 해요.
정말로는 쑥쓰러워서, 부끄러워서, 창피해서 말하지 못하지만,
이 화면 위에 마음을 가~~득 담아서
띄우려고 해요.
작은 조약돌에게도,
커다란 미루나무에게도,
내 편지가, 아니 내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모두들.. 정말 많이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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