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곁의 시한편

내 곁의 시 한편

천장호수 2

신대철

겨울 한철 넘기려고 발길 끊긴 언 호수를 어지럽게 걸었다 노지에
핀 눈발들 피라미떼 몰려가듯 사선으로 휙휙 방향 꺾는다 앞으로 곧
장 걸었으면 금강 하구에서 뜨내기라도 만나 파도 다스리는 바람이라
도 맞았으리 얼음 풀리는 호숫가 험한 발자국 찍힌 얼음 조각들 달그
락 달그락

신문 배달

이웅한 - 부산 대양 중학 2년

딸랑딸랑딸랑, 쓰레기 차가 왔다. 동시에 땡땡땡땡땡,다
섯시를 알리는 시계 소리. 조금 전부터 눈을 뜨고 있었던 나
는 다섯 시를 알리는 시계 소리와 함께 일어나서 옷을 입고
출근부를 배낭에 넣고 신문사로 내려간다.내려가면서 아이
고 또 출근부를 써야겠구나,운한이도 관당이도 완철이 형도
동규도 모두 데리러 가야겠구나 하며 혼자서 말하며 신문사
로 내려간다. 정말 지겨운 일이다.
매일 연속해서 되풀이 되는 일, 다른 신문과 같이 월요일엔
신문이 안 오면 좋을 텐데 스포츠 신문이 나오기 때문에 쉬
는 날이 하루도 없다. 그리고 잠을 많이 못 자니까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잠도 오고 하니 화가 난다. 그러니 누가 안 지겨
워할까?
그런데 왜 내가 신문사에 들어왔을까? 하고 생각해 보면
약 두 달 전 사촌인 운한이가 신문을 돌려서 내가 가끔 따라
다니다 보니, 소장님이 배달원도 부족하고 하니 웬만하면 한
번 해보라고 하시고 운한이도 같이 하자고 하니까, 나는 아
침 운동도 하고 집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일이
다.
아이들이 빨리 나오면 내가 데리러 가지 않아도 될 텐데,
이놈의 새끼들이 나를 고생시키려고 서로들 짰나, 왜 이래
안 나오노. 신문사에 도착해서 이런 생각을 하며 앉아 있으
면 소장님은 "6구야,조똥구 잡아온나,조똥구."하며 나를
내보내신다. 나는 "이그. 지겨워 죽겠네."하며 자전거를 타
고 아이들을 모두 데리러 갔다 오면 또 신전사에 갔다 온나
하며 소장님은 다시 나를 내보내신다. 갔다 오면 6시 30분.
제일 빨리 나와도 제일 늦게 나간다. 또 늦게 나올 수도 없
다. 출근부를 적어야 하기 때문에.
신문을 받아서 구역을 나가면 아파트가 많아, 신문을 아는
집에 맡기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내려오면서 신문을 넣는
다. 신문을 다 돌리고 집에 오면 7시 40분 내지 50분.세수를
빨리 하고 밥은 대강 먹고 학교로 온다. 수업을 끝마치고는
바로 신문사로 간다.
신문사에 가면 소장은 '금일 불착,6구 OOO 7구 OOO
15구 OOO' 여러 구역의 불착집을 적어 놓으신다. 나는 분
명히 넣었는데 신문이 안 왔다고 전화가 걸려 왔다고 소장님
은 나를 꾸짖으신다.나는 그럴 때면 같은 반인 한성재를 제
일 먼저 의심한다. 구역도 같은 구역이고 각각 다른 신문사
에 있기 때문에 나는 성재가 신문을 빼 가지 않았나 하고 의
심한다.
한참 소장님께 꾸지람을 듣고 구역에 수금을 나가면 돈이
없는데, 주인이 없는데, 내일 온나, 언제 온나 등 여러 가지
변명을 하며 독자들은 신문 대금을 잘 주지 않는다, 물론 모
든 독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구역에 정진길 씨와 정태
원 씨가 있는데 정진길 씨는 영수증이 18장, 정태원 씨는 자
그만치 24장이나 밀려 있는데도 신문 대금을 주실 생각도 하
지 않는다. 정말 염치없는 독자들이다.
또 약속을 어기는 집도 무지무지 하게 많다. 저번에 내일
내일 하다가 12일 정도 지나서야 신문 대금을 주는 집도 있
었다. 좌우지간 어떻게 해서 수금을 한두 건 정도 겨우 해 가
지고 신문사에 가면, 소장님은 "아이구,6구야.이것밖에 못
했나.에이 쯔쯔쯧."하시며 혀를 찬다.그러고 나서 "똥구가
아직 안 왔는데 가서 똥구 좀 잡아온나."하며 말씀하신다.
나는 "똥구 이놈, 너 이제 나한테 죽었다.오늘만은 그냥
콱......"하며 가면 똥구는 날이면 날마다 색다른 변명을 기
가 막히게 잘한다. 그러니 내가 어찌할 방법이 없다.
일을 끝마치고 집에 가면 7~8시, 발 씻고 세수하고 저녁
밥을 먹고 책가방을 챙기고 이것저것 하고 나면 10~11시.
그러면 이불 깔고 인제 내 세상. 그러나 또 내일이면 그 지겨
운 일이 또다시 되풀이되겠지.
그러나 신문사의 완철이 형은 야간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신문 배달을 4년 동안이나 했는데 또 공부도 반에서 1등이고
장학생이다. 그런 형은 그 지겨운 일을 어떻게 4년 동안이나
했을까? 나도 못할 건 없다. 한번 해보는 거다 하고 마음 먹
어도, 어머니는 공부에 지장이 있다느니 나쁜 친구를 사귄다
느니 하면 그만두라고 하시는데, 만약 내가 여기서 그만둔다
면 내 구역은 누가 돌린단 말인가? 가뜩이나 배달원이 모자
라는 판인데.
어머니의 반대가 있더라도 나는 배달원이 다 찰 때까지라
도 신문을 돌리고 인수 인계를 깨끗이 하고 나오려고 생각하
고 있다. 즉 내가 신문사를 그만두는 날까지는 신문사에 대
한 책임을 다하겠다.

꼬끼오~ 꼬 꼬 꼬 ... 새해 복 많이 받읍시다!
전 오늘 일본 만화영화 "마녀배달부 키키"를 봤습니다.
열세살 짜리 꼬마마녀 키키는 손님들이 원하는 장소에 물건을 배달 하더군요. 오즈마녀는 새해에도 변함없이 시詩를 배달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