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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
| 윤제림 |
강을 건너느라
지하철이 지상으로 올라섰을 때
말없이 앉아 있던 아줌마 하나가
동행의 옆구리를 찌르며 말한다
눈 온다
옆자리의 노인이 반쯤 감은 눈으로 앉아 있던 손자를 흔들며
손가락 마디 하나가 없는 손으로
차창 밖을 가리킨다
눈 온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서 있던 젊은 남녀가
얼굴을 마주 본다
눈 온다
만화책을 읽고 앉았던 빨간 머리 계집애가
재빨리 핸드폰을 꺼내든다
눈 온다
한강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에 눈이 내린다
지하철이 가끔씩 지상으로 올라서 주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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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님께 드립니다 |
| 류태길 - 대구 상동교회 |
하나님, 제가 이제야 예수님을 믿는 보람이 있는 것
같아요. 오늘 이렇게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오고 싶어하
던 앞산 공원에 왔으니 말이에요. 하나님은 참 고마우신
분 같아요.
그런데 많이 이상한 점도 있어요. 교회에서 어려운 일
이 있으면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배웠거든요. 그런데 제
가 전번에 교과서을 잃었어요. 아무리 찾아도 없기에 교
회에서 배운 대로 기도를 했어요. 그랬지만 아무리 찾아
도 나오지 않다가 겨우 찾은 일이 있었어요, 그땐 기도
한 효력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아마 마귀란 놈이 훼방
을 놓은 것 같아요. 하나님은 무엇이든 다 들어주신다고
하셨는데......
그리고 요즘은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부자가 되는 걸
바라는 모양이어요. 그렇지만 전 부자가 되는 걸 바라지
않아요. 왜냐하면 교회에서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했거든요. 아버지 어머니는 천국에 들어가는
게 좋은 모양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하나님, 오늘은 두 가지를 부탁하겠어요, 제가 하나님
께 원하는 말을 잘 들어주시고 아버지 어머니의 부자 되
고 싶은 마음을 고쳐 주셔요. 그리고 하나님, 마귀란 놈
이 계속 훼방 놓거든 아예 그놈을 없애 버려요. 그러면
이 세상은 좋은 세상이 될 것이고 하나님께는 제가 부탁
하는 말이 잘 들릴 것 아니어요. 하나님, 다음에 또 얘
기하겠어요. 하나님,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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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머니 생신 (미역국)
쓴사람 : 신영신님 손자. 초등학교 2학년
어머니 생신이라
머역국 한사발
김이 모락모락 나면
맛이 있어요.
외사촌 누나는 허겁지겁 먹다가
배탈 났어요.
미역국 먹다가 터져 나온 웃음
온 식구 옮아서
웃음바다 됐어요.
미역국은 배탈도 나게하고
꼴찌도 하게하고
웃게도 하여서
미역국은
변덕장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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