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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나라는 말 사이는 너무 아득해서 푸르다 |
| 윤석산 |
너와 나라는 말 사이는 너무 아득해서
푸르다
윤석산
1
너와 나 사이라는 말은
너무 아득해서 푸르르다.
해 뜨고 바람 불고 구름 흐르고
그리고 그 다음
푸르디 푸른 고요
2
네가 떠난 후
간밤 안고 자던 너라는 말만 해도 그렇다. 너라는 말 속에는 너는 없고,
그래서 나도 없고, 출렁이던 네 가슴이 없고, 그래서 밤새도록 파들대던
내 다리도 없고, 달빛 흐르는 달빛 흐르는 아득한 장강長江을 거슬러 퍼
득이며 튀어오르던 연어떼도 없고, 그래서 그 물방울에 꺾이어 쏘치는 달
빛 사이 쏴아하니 밀려오던 물소리도 없고......
텅 빈 나 혼자 허공을 바라볼 뿐이다.
3
말이 건너간다
너를 그리워하는 나라는 말이 건너간다.
부르르 진저리치는 가슴 한복판
풍덩풍덩 돌을 던져 징검다리를 놓고
간혹 잘못 디디어
발을 적시며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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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
| 권영준 - 문경국민학교 3년 |
버스는 달립니다. 나무는 밀려가는 듯이 움직입니
다. 버스는 미끄러지듯이 달립니다. 사람들은 손을
흔듭니다. 기쁩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산에는 단풍,
들에는 누렇게 익은 벼, 버스는 먼지를 내며 달려갑
니다. 버스는 재밌는가 봐. 사람들은 버스를 보고
손을 흔들어 준다.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 버스는 그
래도 쉬지 않고 달린다. 버스 안에서 잠을 자는 사람
도 있었다. 버스는 바퀴 여섯 개를 가지고 달려갑니
다. 잘도 달려갑니다. 버스가 달리면 날으는 것 같습
니다. 타 있는 사람들은 무섭지도 않은가 봐. 이상도
하지. 참으로 이상하다. 이상한 느낌이 든다. 버스는
자꾸 달린다. 어머니, 아버지, 밭의 보리를 가느라고
야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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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거제도
- 몽돌 해수욕장
쓴사람 : 프리지아님
돌이 되어
파도 따라 휩쓸리고 싶었다
하얗게 부서지는
바다의 해골이 되어
널 그리고 싶었다
바람 차거운 날
다시 찾은 거제도
먼 곳으로부터
바다의 가을이 밀려오고
높은 파도
거대하게 무너지는 곳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네 아픔 대신하고 싶었다
소란스럽지만
일정하게 부서지는
돌들의 함성
부지런히 다가오는 어둠
하늘에 걸린
서슬 퍼런 달조각 밑에
작은 여자 하나
맨발로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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