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어머니 독에 갇혀 우시네 |
| 유홍준 |
어머니 커다란 독에 갇혀
우시네 엉덩이가 펑퍼짐한 어머니
텅 빈 독 속에 갇혀 우시네
또아리 틀고 들어낮아
우시네 자식을 일곱이나 낳은
어머니 아랫배가 홀쪽한 어머니
배암으로 우시네 두꺼비로 우시네
마른 바람의 혓바닥으로 우시네
텅 텅 독을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텅 텅 텅 텅 빈 독 두드리며 우시네
속절없이 먼 하늘 바라보며 우시네
일흔 살 어머니 두드리면
댕그랑 댕그랑 맑은 울음 울리는 빈 독
나, 손마디로 두드리며 묻네
간장 같은 된장 같은 어머니, 거기 계셔요?
|
|
|
 |
| 휴지 |
| 김정태 - 안동 길산국교 6년 |
휴지는 아주 약한 몸인가 봐요.
휴지의 몸은 항상 쫓기는 몸이니까요.
뒤쪽에서 바람이 불면은
휴지는 쫓겨가는 것이니까요.
또 바람이 안 불면은 잠시 숨이라도
쉬는 것 같아요.
바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인가요.
1976년 12월
|
|
|
푸름이님께서 보내 주신 시 입니다. 고맙습니다!
제목은 있는데 지은이가 없어서 누구일까 .. 물어 봐야 되는데...
오즈가 성격이 급해서 기다리질 못하고..메일 주소도 없어서요...
제목 : 검은 개 한 마리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검은 개를 보았을 때
해는 꼬박 하루를 다
지나가서 바다 위에
잠시 머물고 있었다
그 때
그 검은 개가 혼자서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왜 그리 뭉클한지
왜 그리 묵직한지
삶이 검은 덩어리 하나로
압축되어 더욱 납작해지는 저녁
횡단보도를 건너는
검은 개 한 마리가 무사히
내 가슴을 다 지나가고 난 뒤에야
나는 다시 액셀을 밟아
검푸른 저녁 깊숙이 들어설 수 있었는데
뭉클, 검은 개 한 마리를
다 지나가고 있었는데...
|
|
|  |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