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세상은 비에 얼룩지고 내 마음 서러운 날은 풀밭을 찾아갔다. 뿌옇게 흐르는 안개비를 옷소매로 닦으며 짓무른 황토흙을 지쳐 나가 풀밭을 걸었다. 구둣발 밑에서 깨어지는 풀들의 비명, 어떤 풀꽃들은 안개 속에서 팔굽이를 들어 필사적으로 얼굴을 닦고 있었다. 무심히 고개를 돌렸을 때 등뒤로 거대하게 찍혀진 발자국들 황토흙 발자국들, 흐르는 옷소매로 나도 몇 번이나 얼굴을 지웠다. 풀들이 가늘게 떨고 있었다.
우리 어머니
최인향 - 대구 인지국교 6년
우리는 대구에 온 지 어언 7년이 되었다. 우리는 그때 부터 고생을 하였다. 엄마는 공장에, 아버지는 장사를, 오빠는 신문 배달을 하였고, 나는 설거지, 빨래 등을 하 였다. 어머니는 공장에 7년이나 다니셨다. 나는 그런 어머니를 볼 때 어머니가 항상 불쌍하였다. 엄마는 10년만 다니고 퇴직금 100만원 타시는 게 소 원이라고 늘 입버릇처럼 말씀하신다.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실 때면 난 눈물이 핑그르 돈다. 난 얼른 커서 어머님께 효도하고 일평생 동안 편 하게 해드리고자 하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는 항상 7시 30분에 공장에 나가신다. 저녁 에 들어오셔서, 새벽에 일어나서 밥을 지으신다. 어머니 께서는 아침밥을 잡수시지 않고 그냥 가신다. 난 그런 어머니를 볼 때마다 어머니께 효도해야지 하고 생각한다. 어머니께서는 우리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난 어 머니가 불쌍하다. 가엾다. 엄마는 공장 생활 7년, 그 기 나긴 생활을 어떻게 견디어내셨을까? 집안 생활까지 하 시면서...... 나는 동생이 어머니께 돈을 달라고 생떼를 부리면 동 생을 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동생도 가엾어서 때리지 를 못했다. 동생이 내 말을 안 들었을 때는 정말 울고 싶었다. 난 동생이 내 말을 안 들어서 밤중에 남몰래 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자기 걱정은 하지 않으시고 우리 걱정을 하 시면 난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다 하고 생 각을 한다. 언니가 설악산에 가서 예쁘고 자그마한 수정 반지를 사가지고 와서 끼어 드렸더니 기뻐하였다. 나도 수학 여행에 갔다 와서 조그마한 목걸이를 사드 렸다. 어머니가 기뻐하시면 나도 기쁘다. 난 밤중에 기 도한다. 어머니께서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오셔서 고맙 고, 내일도 무사히 마치도록 해달라고 ......
사람이 때로는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룬 적도 있어야 하고 이 넓은 세상에 당신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사람도 한사람쯤 있어야 되고... 비 오는 날 헤드폰 끼고 들으니 꽝꽝 울려대니 아아~ 짱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