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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그릇 이야기 |
| 전주호 |
-선거 때마다 사람들은 누군가의 밥그릇이 된다?
고3인 딸아이가 성적이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학원 과외를 한 적이 있다.
이른바 입시 전쟁을 치르기 위해
멀고 먼 항해 길에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단다.
그 중 극성스런 엄마 몇몇이
말도 없이 더 좋다는 선생에게 아이들을 데려가 버린 것이다.
자식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뭐든 버릴 수 있다는 게 이 시대의 어미라면서
-난 말이지.
내 밥그릇을 깬 팀은 절대로 가르칠 수 없다.-
학원선생은
남아 있던 학생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팀을 깬 것이 내 딸이라는 듯 비죽거리며.
밥그릇?
언제부터 아이들이 밥그릇으로 헤아려졌을까?
말인즉 딸아이는
그 선생에게 이 빠진 사기그릇에 불과한 셈이었다.
사람이 사람답게 보이질않고
크고 작은 밥그릇으로만 확대되어 보이는
사기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세상,
그러니까 우린 지금,
일찍이 그 어느 역사책에도 기록된 바 없는
밥그릇 전쟁 시대에 살고 있는
한낱 이 빠진 밥그릇인 것이다.
*충남 부여 출생. 1999년 "심상" 신인상 당선
2002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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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
| 한상진 - 임실 덕치국교 6년 |
7월 23일
우리 동네에 사는 **오빠한테서 많은 걸 배웠다. 우
리 동네 여자들은 여자답지가 않다고 한다. 옛날에 여자
는 남자를 보면 고개를 숙이고 다녔는데, 지금은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다닌다고 한다. 또한 어찌 여자가 살을 내놓
고 짧은 팔을 입고 다니며, 동네 어른들과 만나도 인사도
하지 않는다는 둥......나는 어른들께 인사를 하는데, 하
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동네에서는 그렇지 않더라고, 우
리 동네는 잘해야 된다고 말했다.
** 오빠는 동네 교회의 고등학생
7월 25일
엄마가 우리들을 얼마나 사랑하는 줄 깨달았다. 동네에
서 울력을 하여서, 거기서 빵을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엄마는 우리들을 주려고 가지고 오셨다. 조그마한
빵이지만 엄마의 정성이 들어 있는 빵이다. 난 엄마가 무
척 고마웠다. 그리고 그것을 세 조각으로 나누어 주었다.
난 한 조각을 받아 들고 엄마도 조금 띠어 주어 먹었다.
*띠어 : 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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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덥긴 하지만 가을임에 틀림 없습니다. 빨래 널면서 보니 베란다 앞쪽 감이 발갛게 익어가고 있습니다. 가을이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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