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오후, 온전히 썩을 오물로 배를 채운 후 나른한 몸을 흔들어대며 버스 종점에 있는 정류장으로 나갔다 맨드라미 한 마리 기사 휴게실 옆에 묶여 있었다 잠시 후 담배를 피워 문 맨드라미의 날카로운 손놀림에 끌려 나온 버스를 타고 맨드라미가 묶여 있는 곳을 매끄럽게 빠져 나왔다
다섯 번째 정류장, 운전하던 맨드라미가 성난 듯이 앞뒷문을 열어제치고 여러 맨드라미들이 요금을 내면서 버스에 오른 뒤에 남아 있는 말라비틀어진 맨드라미의 정사를 보았다
심장 없는 맨드라미의 격렬한 정사 사이사이 허공을 메우는 신음 소리 뒤엉킨 맨드라미 좋아하며 아파하며 즐기고 있었는데 옷을 말끔히 차려 입은 맨드라미가 다가와 엉겨붙은 맨드라미를 노려 보다가 버럭 구둣발로 내지르자 오후의 햇살처럼 가득히 퍼지는 싯누런 비명, 비명 그끝자락에 피어 있는 가랑이 사이의 맨드라미를 흘끔거리다가 다시 버스를 몰기 시작하는 맨드라미는 말이 없었다
늦은 오후에 맨드라미는 버스 종점으로 돌아 왔다 이른 오후를 찍어 놓은 사진처럼 맨드라미는 묶여 있었다 아직 꽃이 피어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참매미
백석현 - 안동 대곡분교 3년
참매미 소리를 오늘 첨으로 들었다. 푸른 나뭇가지에 붙어 서 배를 발줌발줌거리며 매용매용매에, 매용매용매에, 하며 시원한 소리로 운다. 잡으로 가니 매요옹, 나는 간다 하고 밤 나무에 앉았다. 집으로 또 갈까? 내가 가면 또 매요옹, 하고 날아갈 텐데, 그만두고 밥이나 먹자.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