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걱정이에요 아버지, 이 바싹바싹 타는 혓바닥을 뭐가 걱 정이에요 아버지, 이 뭉텅뭉텅 뽑힌 머리채들 뭐가 걱정이에요 아버지, 이 시들시들 말라가는 죽정이들 당신이 자른 이 바싹바 싹, 이 뭉텅뭉텅, 이 시들시들, 이 싹둑싹둑, 이 자글자글 당신이 뽑아낸 이 모가지들 뭐가 걱정이에요 아버지, 저 빡빡한 유통기 한 저 코를 찌르는 죽음 꽂으세요 당신의 모종컵에 당신의 목구 멍에 뭐가 걱정이에요 아버지, 이 반들반들, 이 생글생글, 이 산 들산들, 이 파릇파릇, 이 발름발름,
소
원명순 - 경북 봉화 서벽국교 5년
소는 농촌 사람들의 일꾼이 된다. 그리고 소가 필요 없을 때는 길가의 나무에 매어 둔다. 언니네 집에서의 일이다. 언니가 먼저 밭에 가면서 나보고 훈이 재우고 오라고 말하였다,. 훈이를 재우고 언니가 기다리 는 밭으로 갔다. 밭으로 가는 길에는 소들을 많이 매어 두었다. 다른 소들 은 별로 무섭지가 않아서 그냥 그 곁으로 지나갈 수가 있었 으나, 맨 끝에 있는 두 마리의 소는 무서워서 그 곁을 지나갈 수 없었다. 5분간 그 소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또 그 소를 열심히 보기도 하였다. 우리 마을도 아니기 때문에 더 겁이 났다. 울 고 싶었다. 이 길 말고 다른 길은 없나 하는 생각으로 주위를 둘러보 았다. 논둑으로 가면 잘 갈 것 같아서 논둑으로 내려갔다. 거 기로 가니 갈 수 있었다. 언니는 "왜서 늦었는데?" 하며 나에게 묻는 것이었다. 나는 아까 있었던 일을 언니에게 말해 주었다. 언니는 웃 으면서 "나도 처음에는 무서웠으나 지금은 괜찮아."하였다. 언니는 깻잎을 따고 있었다. 나도 도와 주었다. 참 재미있 었다. 그 때 문득 소 생각이 났다. '나는 소가 좋은데 왜 무서울까?; 깻잎을 다 따고 집으로 올 때도 소가 무서워서 언니 도움 으로 왔다. 집에 와서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에 갔는데 거기에도 소 가 있었다. 화장실 옆에 외양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소가 무서웠다. 그래도 들어갈 때는 소가 얌전히 있어서 무사히 통과했으 나, 화장실에서 소가 참 무서웠다. 소는 아까처럼 얌전하였 지만 무서웠다. '그냥 죽든 말든 그냥 갈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 하다가 두 눈 딱 감고 뛰어왔다. 뛰어 와서 보니 아무렇지도 않았다. "괜히 겁을 냈잖아!"하고 혼자서 중얼거렸다. 이 일은 나의 추억이 될 것이다.
저는요 어릴적에 뭐가 제일 무서웠냐 하면요. 내가 지나갈 때 마다 똥 뿌지직 누는 할머니집 외양간의 소도 무서웠지만 똑딱~ 하고 불 켜는 빨간 백열등에 손 데일까봐 누가 저더러 불 켜라 하면 무서버~ 바들부들 떨었지요. 그리고 그땐 왜그렇게 공사가 많았던지. 하수도나 뭐 그런공사 할 때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을 이쪽저쪽에 걸쳐놓고 그 철외다리를 건너 학교로 가거나 우리집으로 들어가거나..아앙~ 그 떨림이란..난 거기 빠질까봐 울아부지 옷자락 부둥켜 잡고 부들부들...간이 생기다 말았나...야는 와이래 겁이 많노!! 지금 그철외다리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큭~ 지금요? 밖에서 뽀시락 소리나면 아아~ 걱정 하지말고 그냥 누버자...이 천하무적 먹순여사가 다 무찌르고 올께~
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