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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에 쭈그리고 앉다 |
| 성윤석 |
절과 길과 나무와 집들이
빠져들어 있다.
사내와 여자와 잎사귀가
간간이 끼여들기도 한다. 그것들은
곧 물든다.
돌멩이와 웃음소리와
꽃들이 긴 혓바닥처럼 내놓은
먼지 속의 가게를 지나와서
쭈그리고 앉는다
그것들은 결코 그림자와 소리만 보낼 뿐.
스스로 오지 않는다,
연못 속. 물들
물들 사이로
오늘밤에도 달이 잡았다 놓친
생각처럼
빠져 있을 것이다.
언제나 연못 위에
도장을 찍을 수 있으려나.
나는 쓸데없는 슬픔을 안는데
반드시
비켜달라는 듯 노을이 와 처박힌다.
나는 연못을 오래 차지하는 게 아니었네.
연못은 잉어 몇 마리를
챙겨 어느새 밤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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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쭈그리고 앉아
뭐하나 가만히 지켜 보고 있을 때의 그 고요한 행복 아세요?
세상 다 잠든 때
쌀쌀 맞은 초승달 쳐다보는 기쁨 같은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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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