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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는 날 |
| 박철석 |
비 뿌리고간 시청사 앞을 노인 하나 할 일 없이 걸어가네 네모난 보판
에 빗물이 장난을 치네 철 지난 빗방울이 지율스님의 굽은 등줄기를 적시
고 있네 천성산을 살려 달라는 천성산에 구멍이 뚫린다고 허공에 떠 있는
현수막이 말을 하네 지율스님 곁에서 돌멩이처럼 입을 봉한 장수풍뎅이,
그의 핏발선 두 눈에 눈물이 괴여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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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얼굴 |
| 이순옥 - 서울 송정국교 6년 |
요즘 엄마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하시다. 그 이유는
돈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우리 밥상에는 반찬이 형편없다. 아빠께
는 좋은 반찬을 해드린다. 이유는 돈 없는 걸 보여 드리
기가 싫어서였나 보다. 그래서 우리는 아빠와 밥을 같이
먹으려고 한다.
엄마는 그 모습을 보시고는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
다.
"나는 너희들 볼 면목이 없구나."
그 순간 내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울진 않았
다. 내가 울면 엄마의 마음은 더 아파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동생은 그것도 모르고 "나 빵 사줘, 우유
사줘."하고 조르면 나는 안타까워 죽겠다.
그리고 요즈음에는 돈도 못 달래겠다. 그런데 내가 조
기 청소를 가느라고 아침 일찍 가니까 아빠께서 밥을 안
먹고 간다고 빵 사먹으라고 돈을 주시었다. 그래서 빵을
안 사먹고 용돈으로 썼다.
그런데 하루는 엄마께서 밭일을 나가겠다고 하셔서 나
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그 험한 일을 하시겠다고 하셨
기 때문이다.
나는 그제서야 돈이 얼마나 무섭고 귀한 것인지 알았
다. 이제부터 돈을 아껴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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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돈이 없으면 어머니 얼굴이 밝기가 힘들지요. 우리 어렸을 적에는 누구나 가난 했으니 가난 따위는 부끄러움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돈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세상.
천성산은 경남 양산의 내원사가 있는 산이고 지율스님은 도롱뇽소송으로 알려진 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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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