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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로 가는 세 갈래 길 |
| 박용하 |
가을바람이 가을처럼 펄럭인다. 바람의 책
이 그득한 벌판이 자연의 도서관같이 숙연하다. 그렇게 가을
바람은 깊어만 간다. 그 깊은 호수로 가는 세 갈래 길에 과
수원이 있다. 그 길에 나는 없다. 바람만이 그 길의 무한을
안다. 그 과수원이 없었다면 호수로 가는 길은 멋쩍었을 것
이다. 아직도 신의 영역 같기만한 과수원. 사과와 배와 포도
의 물빛 도시. 어쨌든 과수원이 있었으므로 아침 점심 저녁
으로 무료가 황금사향내음을 뿜고 있는지도 모른다. 누가 뭐
라 해도 과수원에는 은빛 송어 같은 바람이 놀고 있다. 대지
위에 특혜받은 부동산처럼 바람만이 가을의 호수를 펄럭이
게 한다. 세 갈래 길. 두 갈래 길. 한 갈래 길. 어느 길 끝이
나 호수다.
그러나 호수에 가기 위해선 마음이 호수 같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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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끼고 좀 흐리고 나무이파리 몇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뒹굴어요. 과수원으로 오르는 길에는 빗방울 점점이 떨어 지는 한낮. 메일링 받으시면 딱 한사람. 앗! 누가 나에게 시를?....오즈 마음대로 ...그런데 ....마음이 호수 같아야 한다니... 어려운 화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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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맑은 햇살 한자락에서 보내졌습니다.
